7월 한 달간 코스피는 20.6% 하락했고, 28일과 29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으며, 31일에는 하루에 1,001.89포인트가 올라 6,595.45로 마감하면서 상승률과 상승폭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한 달 안에 사상 최악과 사상 최고가 함께 나왔고, 30일 변동성은 97.13%로 1990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이 정도 진폭이면 원인을 묻는 것이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리고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5월 27일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그리고 그 상품에 몰려든 개인투자자의 투기 수요라는 구도입니다.
국회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8월 2일 국민의힘은 주식시장 대란에 대한 국정조사를 제안하면서 조사 대상에 이 상품의 도입 과정을 명시했고, 개혁신당은 금융위원회의 검토 의견과 회의록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상품이 2026년 4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허용돼 국회 심사 없이 상장됐다는 절차적 사실이 공격의 접점입니다.
저 역시 7월 내내 이 서사로 시장을 기록해 왔습니다. 개인의 쏠림이 상품을 만나 증폭됐다는 구도이고, 지금도 그 절반은 유효하다고 판단합니다. 다만 이번 주에 확인한 거래 데이터가 그 문장의 주어를 바꿔 놓았습니다.
이 글은 주어가 바뀌는 과정과, 그럼에도 개인이 여전히 이 사건의 중심에 남는 이유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거래비중 39%가 나왔습니다
이 상품을 가장 많이 거래한 주체는 개인이 아니라 외국인이었습니다.
세 개의 숫자를 나란히 놓습니다
하나증권 리포트는 7월 31일까지의 누적 거래를 투자자별로 갈라 놓았는데, 거래량 기준으로 외국인이 39%, 개인이 36%, 기관이 25%였고 외국인 비중은 7월 20일 하루 49%까지 올라갔습니다. 이 수치는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통상 거래비중이 24%에서 28% 사이에 오래 머물러 왔다는 사실과 나란히 놓을 때 비로소 성격이 드러납니다. 39%는 그 범위의 상단을 11%포인트 넘어선 값이고, 49%는 통상 범위의 거의 두 배입니다.

개인의 투기가 이 상품의 성격을 규정했다는 설명이 성립하려면 개인 비중이 압도적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외국인보다 3%포인트 낮았으니, 이 상품을 움직인 주체에 대한 전제부터 다시 세워야 하는 국면이라는 판단입니다. 주어가 뒤바뀌어 있었습니다.
다른 집계는 43%로 나왔습니다
수치가 하나뿐이면 집계 방식의 우연일 수 있으므로 다른 출처를 찾았고, 이데일리가 8월 3일 보도한 자료에서는 7월 한 달간 외국인의 일평균 거래액이 약 5조 1,000억원이며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로 나왔습니다.

39%와 43%가 갈리는 이유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앞의 것은 7월 31일까지의 누적 거래량이고 뒤의 것은 7월 한 달의 일평균 거래액이므로, 저는 둘을 평균 내지 않고 그대로 병기합니다. 어느 기준을 쓰든 외국인이 최대 거래 주체였다는 사실만 공통으로 남습니다.
그런데 순매수는 개인의 10%였습니다
같은 이데일리 보도에 한 줄이 더 있는데, 이 글의 출발점이 되는 대목입니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개인 대비 약 10% 수준이었습니다.

거래를 43% 차지하면서 순매수는 개인의 10분의 1에 그친다는 것은, 사고 나서 팔고 다시 사는 행위를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했으되 장을 마칠 때 손에 남긴 물량은 거의 없다는 의미입니다. 방향에 베팅해 포지션을 쌓는 투자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매매이며, 주식시장에서 이런 패턴에는 이미 붙어 있는 이름이 있습니다.
43%를 거래하고 10%만 사는 사람들
외국인의 정체는 방향성 투자자가 아니라 초고빈도매매 계좌입니다.
HFT는 마이크로초 단위로 주문을 넣고 취소합니다
HFT는 High Frequency Trading, 초고빈도매매의 약자로, 초고속 컴퓨터와 알고리즘을 동원해 100만분의 1초 단위에서 대량의 주문과 취소를 반복하면서 미세한 가격 차이를 가져가는 기법입니다. 이 매매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수익률이 아니라 보유 기간이며, 가격 차이를 확인하는 순간 진입했다가 즉시 청산하기 때문에 거래대금은 폭발적으로 커지는 반면 순매수는 거의 남지 않습니다. 43%와 10%라는 조합이 정확히 이 구조의 지문입니다.
국내 ETF 거래의 절반 이상이 이미 이들의 몫입니다
이데일리가 함께 전한 수치는 이 시장의 구조 자체를 보여 줍니다. 국내에서 HFT로 분류되는 계좌는 약 2,490개이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ETF 시장 전체 거래의 55%가 이들의 거래이며, 그 HFT 가운데 90% 이상이 외국인입니다.

세 숫자를 겹쳐 보면 국내 ETF 시장의 절반가량이 이미 외국계 알고리즘의 회전으로 채워져 있었다는 계산이 나오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39%가 나온 것은 새로 생겨난 현상이 아니라 기존 구조가 신상품에서 더 크게 드러난 결과라고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판이 바뀐 것이 아니라 판이 커진 것입니다.
이들이 노린 것은 LP의 헤지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수익원이 무엇이었는가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2배 레버리지 ETF는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종가 무렵에 기초자산 노출을 다시 맞추는데, 지수가 오르면 종가에 더 사고 내리면 더 파는 이 조정을 리밸런싱이라고 부르며, 규칙으로 정해진 거래이므로 방향과 대략의 규모를 장중에 미리 계산할 수 있습니다. 유동성공급자인 LP의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LP는 ETF에 매수와 매도 호가를 대주는 대가로 떠안은 위험을 기초 주식이나 선물로 헤지하는데, 이 헤지 역시 상품 구조에서 자동으로 파생되는 기계적 거래입니다.
계산 가능한 물량이 정해진 시각에 반드시 나온다면, 그 앞에 서는 것이 알고리즘의 일입니다.
금융당국이 지금 들여다보고 있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한국경제가 7월 3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당국은 외국인 HFT가 현물과 ETF와 선물 세 시장을 오가며 기초 종목의 변동성을 키웠는지, 특히 LP가 기초 주식을 헤지하는 과정에서 HFT의 차익거래가 가격 변동폭을 확대했는지를 분석하고 있으며, 당국 관계자는 HFT가 국내 시장에 어떻게 들어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은 국내 증권사가 열었습니다
외국인 HFT의 참여가 급증한 직접적 계기는 국내 증권사의 직접시장접속 서비스 확대입니다.
통로가 바뀌었습니다
한국경제 보도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조사 착수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배경 설명입니다. 외국인 초단타 트레이더는 전통적으로 JP모건과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의 창구로 국내 시장에 접근해 왔는데,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직접시장접속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외국인 HFT의 참여가 크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직접시장접속은 DMA라고 부르며 증권사의 주문 처리 단계를 최소화해 거래소에 곧바로 주문을 넣도록 하는 서비스인데, 속도가 곧 수익인 매매에서는 이 몇 밀리초가 사실상 전부입니다. 당국은 외국계 초단타 트레이더에게 이 서비스를 제공한 국내 증권사의 거래 내역을 확보해 주문 패턴과 시장 영향을 분석하고 있으며, 한국경제는 그 대상으로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을 지목했습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인과가 보입니다
시간 순서로 늘어놓으면 구조가 드러납니다. 국내 증권사가 DMA를 확대해 통로를 넓혔고, 5월 27일에 기계적 리밸런싱을 내장한 신상품이 상장됐으며, 그 상품에 개인 자금이 몰려 회전이 폭증했습니다.

SK증권 집계에 따르면 5월 이후 거래대금 상위 ETF의 1위는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179조원이고, 상위 10개 가운데 5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또는 인버스 상품이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의 거래 비중은 전체 ETF 거래의 3분의 1을 넘어섰습니다. 넓어진 통로와 계산 가능한 신상품과 몰려든 자금이 같은 분기에 겹친 것이며, 이 셋 중 하나만 빠졌어도 39%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같은 상품이 한국에서만 이 크기로 작동한 이유
미국에도 같은 상품이 있지만 한국에서만 지수를 흔든 것은 시장 구조가 세 가지 면에서 다르기 때문입니다.
두 종목이 지수의 절반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조건은 집중도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이 상품 상장 직전 51.1%였으므로, 지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두 종목에 2배 레버리지 상품이 붙은 셈이 됩니다. 같은 상품이 미국에 상장돼 엔비디아나 테슬라를 기초로 삼더라도 개별 종목의 지수 내 비중이 한 자릿수에 머물기 때문에 S&P500 전체를 흔들지는 못합니다. 한국에서만 종목 상품의 리밸런싱이 지수 상품의 성격을 갖게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쏠림의 크기는 실측치로 보면 더 극단적입니다. 유진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와 관련 5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6월 25일에 66%까지 확대됐는데, 지난해 7월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3%, 주요 5개사가 25%였으므로 1년 사이에 배 이상 두꺼워진 것입니다. 같은 자료는 주요국 증시 가운데 상위 2개 종목의 지수 상승 기여도가 78%로 가장 높은 시장이 한국이라고 지적합니다.
2배를 복제할 재료가 부족합니다
두 번째 조건은 파생상품 시장의 깊이입니다.
2배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두 배 노출을 만들기 위해 종목선물이나 스왑을 동원하는데, 국내 종목선물의 유동성은 미국에 비해 얕습니다. 메리츠증권 리포트는 이 때문에 매일 오후 3시 20분 동시호가에서 가격이 수 퍼센트씩 널뛰고 호가창이 뚫리는 일이 반복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복제 재료가 얕으면 같은 규모의 리밸런싱이 더 큰 가격 충격을 만들므로, 상품의 크기가 같아도 시장에 남기는 자국은 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계산 가능한 시각이 정해져 있습니다
세 번째 조건은 시간입니다. 리밸런싱은 종가 무렵에 몰리고 국내 시장의 종가는 동시호가라는 단 한 번의 이벤트로 결정되므로, 물량이 나오는 시각과 방향이 모두 공개된 규칙으로 못 박혀 있는 셈입니다.
셋을 합치면 왜 39%가 하필 한국에서 나왔는지가 설명됩니다. 지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두 종목에, 얕은 파생시장에서 복제되는 2배 상품이 붙었고, 그 조정 물량이 매일 같은 시각에 계산 가능한 형태로 흘러나왔습니다. 알고리즘 입장에서 이보다 좋은 조건은 드뭅니다.
개인을 겨냥한 규제에 외국인이 같이 빠졌습니다
규제는 개인의 진입 문턱만 올렸는데 외국인 거래비중이 함께 줄었고, 이것이 이 사건의 인과를 확정합니다.
규제의 내용은 개인 하나였습니다
금융위원회는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면서 기존에 허용되던 주식 담보를 배제하고 현금만 인정하기로 했고, 매도 대금은 실제 현금이 입금되는 이틀 뒤부터 예탁금으로 잡히도록 해 당일 회전매매를 차단했으며, 신규 상품의 상장도 중단했습니다. 계좌별 투자한도 20% 도입도 추진 중입니다.
이 조치는 예외 없이 개인을 향합니다. 외국인 HFT는 기본예탁금 규제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외국인이 같이 줄었습니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규제 시행 이후 외국인의 거래비중은 38%에서 27~32%로 축소됐고, 기사는 이를 이례적 축소라고 표현했습니다.

주목할 지점은 축소의 폭이 아니라 축소된 뒤에 멈춰 선 자리입니다. 27~32%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통상 거래비중인 24~28%에 근접한 값이므로, 이 상품에서만 나타나던 초과분이 사라지고 평상시 수준으로 복귀했다고 읽는 것이 정확합니다. 기사에 인용된 전문가의 해석도 같은 방향인데, 개인의 투기 수요가 줄면서 외국인의 차익거래 기회가 함께 축소됐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이 인과를 확정합니다
여기서 이 글의 핵심 판단이 나옵니다.
외국인 HFT는 스스로 방향을 만들지 못하며, 계산 가능한 물량이 정해진 시각에 흘러나올 때만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그 물량을 만든 것은 개인의 순매수였고, 개인이 몰릴수록 리밸런싱 규모가 커졌으며, 리밸런싱이 커질수록 그 앞에 설 가치가 함께 커졌습니다. 그러므로 개인의 진입 문턱을 올리자 개인의 유입이 줄고, 리밸런싱 물량이 줄고, 차익거래의 기대수익이 낮아져 알고리즘까지 물러난 것입니다.

규제 효과의 크기도 확인됐습니다. 씨티가 연합인포맥스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주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량은 규제 강화 이후 월평균 대비 약 50% 수준으로 감소했는데, 시행 첫날 거래대금이 전날의 4분의 1로 줄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기간을 늘려 보면 정착 수준은 절반 안팎이라는 판단입니다.
상품의 크기도 원위치로 돌아왔습니다
수급이 남긴 흔적도 함께 지워지고 있습니다. 하나증권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합산 시가총액은 5.2조원으로, 한때 17조원을 넘었던 규모가 상장일인 5월 27일의 4.9조원 수준까지 되돌아왔습니다.

더 눈여겨볼 것은 두 종목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입니다. 상품 상장 직전 51.1%였던 값이 7월 현재 49.8%로 오히려 낮아졌으므로, 이 상품이 만들어 낸 증분 수급은 사실상 전부 되감겼다고 보아야 합니다.
개인 계좌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SK증권 집계로는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역대 최고인 30조원 근처에서 7월 30일 25.5조원으로 줄었고 코스닥은 11조원대에서 6.6조원으로 급감했으며, 연초 이후 누적 반대매매는 4.0조원으로 연율 환산 시 2024년과 2025년 연간 각 1.7조원의 4배 수준입니다.

투자자예탁금은 6월 초 140조원 근처에서 105조원으로, 장내파생 거래예수금은 6월 고점 약 65조원에서 44.2조원으로 줄었습니다. 연료가 잠긴 것이 아니라 이미 상당 부분 타 버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그 연료는 누구의 돈이었나
기계를 돌린 자금의 출처는 개인의 저축과 대출이며, 청구서도 같은 곳으로 갔습니다.
두 달 동안 78조원이 들어왔습니다
개인은 5월과 6월 두 달 동안 코스피 주식을 약 78조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정부의 증시 개혁 기조에 5월 말 등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겹치면서 기대가 부풀어 오른 결과였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자료로 좁혀 보면 이 가운데 레버리지 ETF에 들어간 개인의 누적 순매수는 약 8.2조원이고 인버스 2배 상품은 약 0.3조원이므로, 방향이 한쪽으로 27배 기울어 있었습니다.

이 비대칭이 결정적입니다. 상승에 거는 자금과 하락에 거는 자금이 균형을 이루면 양쪽의 리밸런싱 물량이 상당 부분 서로 상쇄되지만, 한쪽으로 27배 기운 상태에서는 상쇄가 일어나지 않고 지수 방향으로 물량이 그대로 밀려 나갑니다.
그리고 빌린 돈이 섞였습니다
들어온 자금의 성격도 문제였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7월 30일 기준 44조 4,669억원으로 2022년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1조원 넘게 늘었고,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0조 484억원으로 2023년 3월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빌린 돈은 시간을 견디지 못합니다. 담보 비율이 깨지는 순간 본인의 판단과 무관하게 처분되기 때문이며, 연초 이후 누적 반대매매가 평년의 4배가 된 것이 그 결과입니다.
청구서는 국내에만 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자금 성격이 국외에서도 그대로 재현됐습니다. 개인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5월 말 2,041억 달러에서 7월 30일 1,704억 달러로 337억 달러, 약 48조 7,000억원이 줄었는데, 손실률 16.5%는 같은 기간 S&P500의 1.88%와 나스닥의 6.85% 하락률을 크게 웃도는 값입니다.
지수보다 훨씬 큰 손실이 났다면 원인은 종목 선택이 아니라 배율입니다. 실제로 7월 개인의 해외주식 순매수 1위는 미국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38억 달러였고 2위는 SK하이닉스 미국 예탁증서로 8.4억 달러였으니, 같은 사람들이 국내에서는 2배를 국외에서는 3배를 동시에 들고 있었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이 글은 개인의 책임을 옮기지 않습니다
거래의 39%가 외국인이었다는 사실이 개인의 판단을 면책하지는 않습니다. 자금을 넣기로 한 것도, 배율을 고르기로 한 것도, 빌려서 넣기로 한 것도 전부 개인의 결정이었습니다.
다만 그 결정의 결과가 왜 그렇게까지 증폭됐는가는 층위가 다른 질문이며, 이 글이 다루는 것은 두 번째 질문입니다. 첫 번째 질문의 답은 바뀌지 않습니다.
규제 밖에 남은 통로
같은 기초자산의 레버리지 상품이 홍콩과 미국에도 상장돼 있으며, 이들은 국내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국내 8종은 전체의 일부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로 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국내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홍콩거래소에는 CSOP자산운용이 세계 최초로 상장한 2배 상품이 있고, 미국에도 7월 중순에 인버스를 포함한 상품군이 추가됐으며, 여기에 SK하이닉스의 미국 예탁증서까지 더하면 같은 기초자산을 겨냥한 통로가 여러 겹으로 존재하는 구도입니다.

금융위원회의 기본예탁금 인상은 국내 상장 상품에 적용되며 홍콩과 미국 상장 상품은 그 대상이 아닙니다. 국내 규제만으로는 국외 경로를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은 7월 중순부터 리서치 업계에서 나와 있었습니다.
다만 거주자 경로는 이미 통제됩니다
이 반론에는 분명한 제한이 붙습니다. 규제의 접점은 상품이 아니라 국내 증권사 계좌이고, 국내 거주자가 해외 상장 레버리지 상품을 사려면 그 계좌를 거쳐야 하며, 금융위원회의 7월 31일 조치는 국내 상장과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함께 대상으로 명시했습니다. 그러므로 규제 밖에 남는 것은 국내 거주자가 아니라 비거주자의 수요뿐이며, 이 구분을 놓치면 규제가 아무 소용 없다는 과장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래도 남는 문제는 HFT입니다
핵심은 결국 하나로 수렴합니다. 예탁금 규제는 상품을 사서 들고 있으려는 사람에게 걸리는 장벽이므로, 마이크로초 단위로 사고파는 계좌에는 실효적 제약이 되지 못합니다.
메리츠증권 리포트에는 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올려도 5,000만원 이상 보유자가 90%에 달해 실효성이 낮다는 분석이 7월 하순에 이미 실려 있었는데, 그 분석은 개인을 기준으로 한 것이었지만 결론의 방향은 이번 데이터와 같습니다. 거래의 39%를 차지한 주체는 예탁금 규제의 사정권 밖에 있습니다.
반대로 봐야 할 근거 다섯 가지
이 진단을 뒤집을 수 있는 근거가 다섯 개 있으며, 그중 둘은 상당히 강합니다.
미국 반도체 지수의 변동성이 더 크게 올랐습니다
가장 강한 반론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6월 29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전후로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은 90%에서 101%로 올랐는데,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변동성은 46%에서 75%로 올랐습니다.

상승폭을 비교하면 SK하이닉스가 11%포인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9%포인트이므로, 국내 상품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의 변동성이 오히려 더 크게 올랐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같은 계열의 반론이 하나 더 있는데, 고점 대비 낙폭을 보면 마이크론과 삼성전자가 각각 32%로 정확히 일치한 구간이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저는 이 반론을 부분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번 조정의 방향을 만든 것은 국내 상품이 아니라 AI 설비투자와 금리를 둘러싼 글로벌 재평가라는 것이 제가 누적해 온 판단이며, 이 글이 다루는 것은 방향이 아니라 진폭입니다.
거래와 보유는 다른 개념입니다
두 번째로 강한 반론입니다. 거래비중은 회전을 재는 지표이고 손실은 보유에서 발생하므로, 6부에서 본 대로 실제로 물량을 쌓은 쪽도 손실을 떠안은 쪽도 개인이며 레버리지 ETF 누적 순매수 8.2조원이 그 증거입니다.
그러므로 거래의 39%가 외국인이었다는 사실을 들어 개인이 아니라 외국인이 문제였다고 말하면 틀립니다. 두 지표는 애초에 다른 것을 재고 있으며, 이 글의 주장은 개인의 책임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금이 어떤 기계 위에서 증폭됐는지를 특정하는 데 있습니다.
HFT는 유동성 공급자이기도 합니다
초고빈도매매는 호가 스프레드를 좁히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역할도 수행하므로, 이들이 사라지면 매매가 체결되지 않아 오히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반론이 성립합니다. 다만 이번 사안에서 당국이 보고 있는 것은 유동성 공급 여부가 아니라 계산 가능한 기계적 물량 앞에 서는 행위가 가격 변동폭을 키웠는가이며, 이 판단은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당국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 글의 제목은 규제가 개인만 본다는 것이지만, 당국은 규제 시행 하루 전인 7월 30일에 이미 외국인 HFT 조사에 착수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므로 당국이 외국인을 보지 못했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으며, 정확한 표현은 규제와 조사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예탁금 인상은 고시 하루 만에 효력이 생겼고 조사는 결론까지 몇 달이 걸리는데, 그 사이에 벌어지는 시간이 이 글이 다루는 공백입니다.
개인 순매수는 7월 들어 이미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규제가 효과를 낸 것이 아니라 이미 꺼져 가던 불이었다는 반론입니다. 현대차증권 분석에는 개인의 단일레버 순매수 강도가 7월 들어 이미 약화됐고 국내 주식형 ETF 잔고 대비 레버리지 비율도 평균 수준으로 정상화됐다는 진단이 실려 있었습니다.
이 반론은 규제 효과의 크기를 깎지만 인과의 방향까지 깎지는 못합니다. 개인 수요가 먼저 줄고 외국인 비중이 뒤따라 줄었다면, 그것 역시 개인이 연료였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언제 확인할 것인가
이 판단의 참거짓은 8월 거래비중 데이터 하나로 갈립니다.
확인 지표 세 가지
첫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외국인 거래비중이 8월 중 어디에 머무는가입니다. 27~32%가 유지되거나 더 낮아지면 개인의 자금이 기계를 돌렸다는 이 글의 판단이 유지되는 반면, 개인 유입이 늘지 않았는데도 외국인 비중이 다시 38% 위로 올라간다면 외국인 HFT가 개인과 무관한 자체 동력을 가졌다는 뜻이 되어 이 글은 틀립니다.
둘째는 금융당국의 HFT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입니다. 조사가 DMA 접근 조건이나 호가 규제로 이어지면 규제의 무게중심이 개인에서 시장 인프라로 옮겨가고, 무혐의로 끝나면 이 상품의 변동성 책임은 다시 상품 설계와 개인 수요로 돌아옵니다.
셋째는 국회의 처리 방향입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배율 조정 긴급조치권이 어떤 형태로 입법되는지, 그리고 국정조사가 실제로 열리는지이며, 개혁신당은 발동 요건과 최대 존속기간과 국회 보고 의무와 일몰조항을 법률에 명시하라고 요구한 상태입니다.
세 갈래 시나리오
앞으로 이 상품군과 관련해 시장이 갈 수 있는 길은 셋이며, 확률 판단과 근거를 함께 적습니다.
첫째는 정상화입니다. 외국인 거래비중이 27~32%에 머물고 개인 유입도 회복되지 않아 이 상품이 지수 변동성에서 사실상 분리되는 경로인데, 합산 시가총액이 상장일 수준으로 돌아왔고 두 종목의 코스피 비중이 상장 직전보다 낮아졌으며 신용융자와 예탁금이 함께 줄었다는 세 가지 관측이 이미 이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저는 이 경로의 확률을 가장 높게 봅니다.
둘째는 재점화입니다. 지수가 회복되면서 개인 자금이 다시 들어오고 리밸런싱 물량이 커져 알고리즘도 되돌아오는 경로이며, 기본예탁금 3,000만원이 진입을 늦추기는 하지만 막지는 못한다는 점이 근거입니다. 이 경로의 관측 신호는 개인 순매수 증가가 외국인 거래비중 상승보다 먼저 나타나는 순서입니다.
셋째는 구조 변경입니다. 금융당국의 조사가 DMA 접근 조건이나 호가 규제로 이어지고 국회가 배율 조정 긴급조치권을 입법하면서 규제의 무게중심이 개인에서 시장 인프라로 옮겨가는 경로인데, 이 경우 상품이 남아도 증폭 장치가 약해집니다. 다만 조사와 입법은 모두 시간이 걸리므로 8월 안에 결론이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세 경로가 공유하는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이 상품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며, 상장폐지는 제도적으로 간단하지 않은 데다 이미 보유한 투자자의 재산권 문제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논의의 실익은 폐지 여부가 아니라 증폭 계수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가에 있다는 판단입니다.
이 글이 틀렸다고 판정할 조건
반증 조건을 숫자로 못 박습니다. 8월 말까지 개인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순매수가 7월 대비 늘지 않았는데도 외국인 거래비중이 38%를 다시 넘으면, 개인이 연료였다는 이 글의 인과는 무효입니다.
또한 금융당국 조사에서 LP 헤지 물량과 HFT 주문 사이에 유의미한 선행 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2부와 3부에서 제시한 작동 경로는 통째로 재작성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는 무엇을 보면 되는가
이 글은 특정 상품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판단의 순서를 하나 제안하고자 합니다.
레버리지 상품을 볼 때 그 상품의 기초자산 전망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거래 구조입니다. 누가 거래하는지, 리밸런싱이 언제 얼마나 나오는지, 그 물량을 계산할 수 있는 상대가 시장에 있는지이며, 기초자산에 대한 판단이 맞아도 구조가 불리하면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집니다.
7월의 기록이 그것을 보여 줍니다. 이 기간 반도체 실적 전망은 오히려 상향됐고, 7월 수출은 988.9억 달러로 전년 대비 62.8% 늘어 역대 두 번째였으며, 반도체 수출은 410.1억 달러로 178.8% 증가했습니다. 실적이 무너져서 주가가 빠진 것이 아닙니다.
같은 기간 개인의 미국 주식 평가액은 48조 7,000억원이 줄었고 손실률 16.5%는 나스닥 하락률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국내에서 레버리지가 문제였다면 국외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란히 반복되고 있었다는 뜻이며, 상품은 바뀌었지만 구조는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는 한 가지
규제로 개인의 진입이 어려워졌고 연료가 줄자 기계도 멈췄습니다. 그러나 기계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HFT 계좌 약 2,490개와 국내 ETF 거래의 55%라는 구조는 규제 이전과 이후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음에 계산 가능한 물량을 내장한 상품이 상장되고 그곳에 자금이 몰리면 같은 일이 같은 방식으로 반복될 수 있으며, 이번에 확인된 것은 사건의 범인이 아니라 사건의 배선도라는 판단입니다. 배선도를 알고 나면 다음 사건은 예측 가능한 사건이 됩니다.
그것이 이번 폭락이 남긴 유일한 자산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용어 한 줄 정리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하나의 종목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입니다. 국내에서는 2026년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로 처음 상장됐습니다.
- HFTHigh Frequency Trading, 초고빈도매매입니다. 초고속 컴퓨터와 알고리즘으로 100만분의 1초 단위에서 주문과 취소를 반복해 미세한 가격 차이를 가져갑니다.
- DMADirect Market Access, 직접시장접속입니다. 증권사의 주문 처리 단계를 최소화해 거래소에 곧바로 주문을 넣는 서비스로, 속도가 수익을 좌우하는 매매에서 필수입니다.
- 리밸런싱레버리지 ETF가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종가 무렵 기초자산 노출을 다시 맞추는 거래입니다. 규칙으로 정해져 있어 방향과 규모를 미리 계산할 수 있습니다.
- LP유동성공급자입니다. ETF에 매수와 매도 호가를 대주는 대신 그만큼의 위험을 기초 주식이나 선물로 헤지합니다.
- 기본예탁금위험이 큰 상품을 거래하기 전에 계좌에 미리 넣어 두어야 하는 최소 금액입니다. 2026년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3,000만원, 현금만 인정됩니다.
- 거래비중과 순매수거래비중은 얼마나 자주 사고팔았는지를, 순매수는 결과적으로 얼마나 들고 있는지를 잽니다. 둘은 다른 것을 재는 지표입니다.
- 반대매매신용으로 산 주식의 담보 비율이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하는 것입니다.
- 서킷브레이커주가가 일정 폭 이상 급락할 때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입니다. 2026년 7월에만 네 차례 발동됐습니다.
이 글은 교육과 분석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종목이나 상품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한국경제 「레버리지ETF 변동성 키웠나…당국, 외국인 초고빈도매매 조사」 (2026-07-30) · 이데일리 「증시 흔든 외국인 초단타, 130조 실탄 여전히 대기 중」 (2026-08-03) ·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6-13호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출시 전후 주식시장 동향 및 시사점」 (2026-06-29) · 금융위원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기본예탁금 인상 조치 (2026-07-31 시행) · 하나증권 「증권 7월 Monthly Check」 및 「2026년 8월 주식시장 전망과 전략」 (2026-08-03) · SK증권 「디레버리징 이후」 및 「디레버리징 이후 시작될 옥석 가리기」 (2026-08-03) · 유진투자증권 「호황은 어떻게 끝이 나는가」 (2026-08-03) · 메리츠증권 레버리지 구조 분석 (2026-07-22) · 현대차증권 규제 영향 분석 (2026-07-31) · 씨티 리서치 한국 자금흐름 노트 (2026-07-31) · 관세청·산업통상자원부 7월 수출입 동향 (2026-08-01) ·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해외주식 보관액 (2026-07-30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