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마지막 주에 코스피가 무너졌을 때 시장이 지목한 범인은 처음부터 하나였고, 그 지목은 지금까지 거의 수정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 배, 세 배로 따라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개인 계좌를 무너뜨렸고 그 반대매매가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설명입니다. 저는 이 설명이 자연스럽고 상당 부분 사실에 부합한다고 보지만, 이 글에서는 같은 달 다른 시장에서 벌어진 일을 나란히 놓고 그 설명이 어디까지를 설명하고 어디부터를 설명하지 못하는지를 따져 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적자면 레버리지는 낙폭을 키운 장치였고 사건을 만든 것은 다른 변수였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시장이 지목한 범인, 그리고 그 진단이 자연스러운 이유
먼저 이 진단이 왜 설득력을 가졌는지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반박부터 시작하면 그 뒤에 오는 근거가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숫자가 실제로 레버리지를 가리켰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7월 28일 33조 1,94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4일 27조 4,038억원까지 다섯 거래일 연속 줄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일주일 남짓한 기간에 5조 8,000억원 가까이, 비율로는 17%를 넘는 규모가 시장에서 사라진 것이고, 이 정도의 감소가 반대매매를 동반하지 않고 일어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8월 19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닷새간의 모의투자를 의무화하겠다고 예고했고, 뉴욕대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8월 3일 자신의 방송에서 이 상품들을 폭락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면서 경기가 좋을 때는 레버리지를 지능으로 착각하기 쉽다고 말했습니다. 손실을 본 계좌에 그 상품의 이름이 찍혀 있고, 규제 당국이 같은 상품을 겨냥하고 있으며, 해외 관찰자까지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 왜 중요한가. 원인 규명은 다음 대응을 결정합니다. 레버리지가 원인이라면 대응은 그 상품을 피하는 것으로 끝나고, 실제로 많은 개인 투자자가 7월 이후 그렇게 대응했습니다. 그런데 원인을 잘못 짚으면 같은 사건이 다른 통로로 반복될 때 또 당하게 됩니다.
이 설명에 빠져 있는 것은 대조군이다
이 진단의 약점은 근거가 아니라 구조에 있는데, 한국 시장 안에서만 보면 레버리지 상품과 폭락이 같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확인되지만 그것이 원인인지 동반 현상인지는 끝내 구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기에 그 상품이 없는 시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아야 비로소 인과가 갈리는데, 마침 그런 대조군이 존재합니다.
대조군은 중국에 있었다
없는 상품, 같은 결과
중국 본토 시장에는 개별 종목을 두 배나 세 배로 추종하는 상장 레버리지 상품이 없습니다. 규제가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고, 이 점에서 중국은 한국과 상품 구성이 근본적으로 다른 시장입니다. 그런데 2026년 7월 중국 본토 기술주는 한국과 같은 달에 무너졌고, 그 과정도 놀랍도록 비슷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이 8월 13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A주 신용융자 잔고는 2조 5,900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544조원이었고 전월 대비 13.6% 줄었습니다. 이 감소율은 중국이 2010년 신용융자 제도를 도입한 이래 다섯 번째로 큰 월간 감소이며, 2015년 레버리지 붕괴 사태 이후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제도 도입 이후 열여섯 해 동안 이보다 큰 청산은 네 번뿐이었다는 뜻입니다.

두 시장을 같은 자로 재면
한국은 일주일에 17%가 넘게 줄었고 중국은 한 달에 13.6%가 줄었으므로 기간 단위가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두 시장 모두 자국 제도 역사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청산이 같은 달에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합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상품이 한국 폭락의 원인이라면 그 상품이 없는 시장에서 벌어진 같은 크기의 사건은 별개의 원인으로 설명되어야 하는데, 저는 서로 다른 원인을 두 개 세우는 것보다 두 사건을 함께 설명하는 하나의 변수를 찾는 쪽이 타당하다고 판단합니다.
▶ 반대로 봐야 할 근거. 중국과 한국이 같은 달에 무너진 것을 우연으로 볼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7월에는 미국 기술주도 조정을 받았고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이 흔들렸으므로, 두 시장이 같은 외부 충격에 각자 반응했을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 반론에 대한 답은 3부에서 다루겠습니다.
공통항은 상품이 아니라 쏠림이었다
시장 비중보다 23.2%포인트를 더 담고 있었다
같은 자료가 중국 시장의 내부 구조를 보여 주는데, 여기서부터가 이 글의 핵심 근거입니다. 2026년 2분기 말 중국 주식형 펀드가 담고 있던 과창판과 ChiNext, 두 성장주 시장의 합산 비중은 56.3%로 전 분기보다 14.3%포인트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시장이 중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1%에 불과합니다. 펀드들이 시장의 실제 무게보다 23.2%포인트를 더 담고 있었다는 뜻이고, 이 차이는 운용역들이 의도적으로 성장주에 기울어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상위 열 종목 가운데 아홉이 같은 산업이었다
종목 단위로 내려가면 그림이 더 선명해집니다. 주식형 펀드의 상위 열 개 종목 비중은 29.7%로 전 분기 대비 7.8%포인트 올랐고, 이는 2010년 이후 관측치의 상위 3%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그 열 개 가운데 아홉 개가 IT 하드웨어와 통신 업종에 속했습니다. 광모듈 업체 이노라이트가 7.01%로 가장 컸고 같은 업종의 이옵토링크가 5.75%, 서버용 기판을 만드는 둥산이 2.89%, AI 가속기를 만드는 캄브리콘이 2.72%였습니다. 비중이 줄어든 종목은 배터리 업체 CATL 하나뿐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늘었습니다.
이 목록을 한국과 겹쳐 놓으면 앞서 남겨 둔 반론에 답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7월에 무너진 것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AI 반도체 두 종목이었습니다. 두 시장의 상품 형태는 달랐지만, 한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증권담보대출이었고 중국은 펀드의 집중 편입과 신용융자였지만, 돈이 향한 곳은 같은 산업이었습니다. 외부 충격이 같았다는 것만으로는 왜 하필 이 두 시장에서 자국 역사에 남을 청산이 나왔는지가 설명되지 않는데, 자금이 같은 이야기에 몰려 있었다는 사실은 그것을 설명합니다.

▶ 왜 중요한가. 쏠림은 상품 규제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특정 상품을 막으면 자금은 다른 통로를 찾아 같은 종목으로 갑니다. 실제로 국내 개별 종목은 이미 역외 무기한선물 시장에서 24시간 거래되고 있고, 6월 말 기준으로 최대 쉰 배의 레버리지가 열려 있습니다.
원인과 증폭 장치를 나누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청산이 성립하는 세 가지 조건
이 구분이 말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한 단계 더 들어가겠습니다. 2005년 저널 오브 파이낸스에 실린 포식적 거래 논문은 이런 사건이 성립하는 조건을 세 가지로 정리했는데, 첫째는 그 사람이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다른 참가자들이 아는 것이고, 둘째는 시장이 비유동적인 것이며, 셋째는 그 포지션이 나머지 시장의 매수 여력보다 큰 것입니다.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이런 방식의 붕괴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레버리지는 이 가운데 셋째 조건을 키우고 둘째 조건을 악화시키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첫째 조건이고, 첫째 조건을 만드는 것은 레버리지가 아니라 쏠림입니다. 한곳에 몰려 있으면 그 사실이 눈에 띄는 동시에 몰린 규모 자체가 시장이 소화할 수 있는 크기를 넘어서기 때문인데, 실제로 중국 주식형 펀드의 분기 보유 내역은 공시되므로 어느 종목에 얼마가 들어가 있는지 시장이 전부 알고 있었고 한국에서도 어떤 상품에 얼마가 쌓였는지가 매일 공개되었습니다. 요컨대 쏠림은 첫째와 셋째 조건을 동시에 만들고, 레버리지는 그 위에 얹혀 낙폭을 배로 늘립니다.
그래서 보아야 할 것은 집중도다
여기서부터가 계좌의 문제이고, 앞의 논의를 실제로 쓸 수 있는 지표로 바꾸어 보겠습니다. 결론은 레버리지 총량이 아니라 상위 종목 집중도를 보라는 것입니다.
국내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자료로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두 종목의 지수 내 비중, 분기마다 공시되는 주식형 펀드와 연기금의 상위 종목 편입 비중, 그리고 특정 테마 ETF의 순자산 증가 속도가 있는데, 이 값들이 시장의 실제 비중을 크게 웃돌기 시작하면 그 지점부터가 위험 구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국의 경우 그 초과분이 23.2%포인트였고 그 상태에서 한 달 만에 13.6%의 청산이 나왔지만, 숫자를 외울 필요는 없고 자기 계좌와 시장의 편중을 같은 방식으로 재 보는 습관이면 충분합니다.
같은 ETF라는 이름 안에서 역할이 갈린다
이번 자료에서 가장 뜻밖이었던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7월 중국 시장에서 매도 압력을 실제로 받아 낸 것이 ETF였다는 사실입니다. 7월 한 달 주식형 ETF에 순유입된 자금은 4,778억 위안, 약 100조 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신용융자 감소액을 넘어섰습니다. 개별 종목에 몰려 있던 자금이 청산되는 동안 지수 전체를 사는 자금이 그 빈자리를 메운 것입니다.

같은 이름 아래에서 역할이 정반대로 갈리는데, 개별 종목을 배로 추종하는 상품은 쏠림을 증폭하고 시장 전체를 담는 지수 상품은 청산을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ETF가 문제였다는 문장은 성립하지 않으며, 문제는 레버리지와 단일종목이라는 두 성격이지 ETF라는 그릇이 아닙니다. 보유 상품을 점검하실 때 이름이 아니라 이 두 성격으로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 다음 확인 지표. 한국에서도 같은 완충이 작동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국내 지수형 ETF의 7월 순유입액과 같은 기간 신용융자 감소액을 나란히 놓아 보면 이 대목이 한국에도 해당하는지가 갈립니다.
예상되는 반론 셋
첫째 반론은 한국의 레버리지가 실제로 컸다는 것인데, 사실이고 일주일에 5조 8,000억원이 사라진 것은 작은 사건이 아니며 그 낙폭의 상당 부분은 레버리지 때문에 커졌습니다. 제 주장은 레버리지가 무해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원인의 자리에 놓으면 다음 사건을 놓치게 된다는 것으로, 증폭 장치를 원인으로 오인하면 그 장치를 제거한 뒤 안심하게 되고 안심한 상태에서 같은 종목에 다시 몰리게 됩니다.
둘째 반론은 중국에도 신용융자라는 레버리지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지적이고, 그래서 저는 레버리지 없이 무너졌다고 쓰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문장은 상품의 형태가 달라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한국식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서도 자국 역사에 남을 청산이 같은 달에 나왔다면, 두 사건을 관통하는 변수는 상품의 종류가 아니라 그 상품들이 공통으로 향한 곳입니다.
셋째 반론은 지금 시장이 이미 회복했으니 지난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 반론이 가장 위험하다고 봅니다. 8월 들어 두 시장에서 되돌림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회복의 신호이면서 동시에 같은 구조가 복원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아래에 그 숫자를 적었습니다.
확인할 것과 이 주장이 틀렸다고 볼 조건
8월의 되돌림
한국 신용융자 잔고는 8월 4일 연중 최저를 찍은 바로 다음 날 하루 만에 1조 141억원이 늘어 28조 4,179억원이 되었는데, 코스피가 3.76%, 코스닥이 2.42% 오른 그날 지수가 반등하자 빌린 돈이 곧바로 돌아온 것입니다. 중국에서도 8월 들어 A주 신용융자 거래 비중이 반등하고 있어 신한투자증권은 해당 자료의 제목을 리레버리징 신호로 달았으므로, 두 시장은 청산도 같이 하고 재확장도 같이 하고 있는 셈입니다.

확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는 8월 신용융자 잔고가 다시 30조원을 넘어서는지입니다. 둘째는 3분기 말 공시되는 국내 주식형 펀드와 연기금의 상위 종목 비중, 그리고 중국 펀드의 상위 열 종목 비중이 2분기 대비 낮아졌는지입니다. 낮아지지 않았다면 청산은 있었으나 구조는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셋째는 8월 19일 모의투자 의무 시행 이후 해당 상품의 거래대금이 실제로 줄어드는지, 그리고 줄어든 만큼이 역외 무기한선물로 옮겨 가는지입니다.
이 주장이 틀렸다고 볼 조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상위 종목 집중도가 뚜렷하게 낮아졌는데도 비슷한 규모의 폭락이 다시 나오는 경우로, 그렇다면 쏠림은 원인이 아니라 동반 현상이었다는 뜻이 되고 저는 다른 변수를 찾아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8월 19일 규제 시행 이후 한국만 안정되고 중국은 계속 흔들리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상품 규제가 실제로 유효했다는 근거가 되므로 원인과 증폭 장치의 구분을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계좌에서 바꿀 것을 한 문장으로 적겠습니다. 보유 목록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찾아 정리하는 데서 끝내지 마시고, 남은 종목들이 서로 얼마나 같은 이야기를 사고 있는지를 세어 보시기 바랍니다. 7월에 손실이 컸던 계좌의 공통점은 빌린 돈의 크기가 아니라 종목 이름이 달라도 결국 하나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 신한투자증권, 「중국 주식시장 리레버리징 시그널」, 2026-08-13
- 파이낸셜뉴스, 「폭락 충격 잊었나, 코스피 회복세 타고 빚투 다시 고개」, 2026-08-07
- 뉴시스, 「무더기 반대매매에 빚투개미 백기, 신용융자 10조 줄었다」, 2026-08-04
- 시사저널, 「코스피 반등에 빚투 다시 꿈틀, 신용융자 하루 새 1조원 넘게 늘어」, 2026-08-08
- 헤럴드K, 벤징가 인용 스콧 갤러웨이 「Prof G Markets」 발언, 2026-08-03
- Brunnermeier and Pedersen, 「Predatory Trading」, Journal of Finance, 2005